매주 SKYGG는 한 주간 Web3 시장을 관통했던 이야기를 한 편의 서브스택으로 발행합니다. 과연 이번 주 SKYGG가 엄선한 Web3 게임의 내러티브, 그리고 NFT 시장의 동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유틸리티 토큰 NXPC의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NXPC 토큰 총 발행 개수는 10억 개이며, 게이머보다는 크리에이터에게 집중된 토큰 유틸리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동안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정식 토큰으로 예상되었던 '네소(NESO)'는 메이플스토리 N 내에서 활용될 온/오프체인 재화라는 점도 드러났죠.
아직 구체적인 토크노믹스나 소각 정책 등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NXPC이 생태계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여부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NXPC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크리에이터 대상으로 분배될 토큰 보상
NXPC를 사용하여 등록된 아이템 데이터를 자신의 UGC에 적용 가능
크리에이터는 NXPC를 사용하여 자신이 제작한 아이템 등을 업로드 가능
일정 기간마다 각 UGC의 기여도를 기반으로 NXPC를 분배함
크리에이터는 수익화를 하거나, 더 공격적인 재투자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지향
UGC 중심으로 생태계를 운영함에 따라 토큰 가치 하락에 대한 1차적인 방어책 마련
넥슨은 이와 동시에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생태계 구조에 대해서도 명확히 했습니다. 유니버스에는 수많은 UGC 콘텐츠들이 제공되며, 넥슨 역시 하나의 UGC 콘텐츠 공급자로서 메이플스토리 N을 서비스합니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러한 구조는 2022년 처음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출범할 때부터 예고되었던 바 있습니다.
NXPC의 유틸리티와 보상 구조는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이었습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넥슨이라면 뭔가 다르게 준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러한 기대감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죠. 물론 기대감과는 별개로 과연 이러한 구조가 성공할 수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 넥슨의 향후 20년을 책임질 열쇠는 UGC와 RX
공식적으로 게임의 공급자가 업데이트를 종료하더라도, 수십 년간 IP가 유지되며 지속 가능성을 지니게 된 사례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으로는 블리자드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 속 유즈맵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일부 유즈맵 제작자들은 소수의 후원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맵 제작비를 지원받기도 하죠.
넥슨은 2022년 9월 UGC 플랫폼 메이플랜드를 시범 운영했고, 올해 4월 정식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2024년 3월 기준으로 매출 상위 TOP10 UGC의 누적 예상 수익은 150억 원에 달하고, 아바타 판매 크리에이터는 5100만 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메이플랜드가 메이플스토리의 클래식 서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준 결과, 아르테일, 로나 월드, 메이플랜드 등이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아르테일은 플랫폼 내 초기 흥행을 이끌었고, 동시 접속자 1만 명을 돌파하며 모두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유저들 스스로 해당 UGC 내의 아이템의 현금성 거래 유통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죠.
넥슨은 UGC 플랫폼에 대한 확신, 그리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아이템 획득 재미 배가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100M)을 결정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플레이어들의 아이템 획득에 대한 쾌감을 극대화하고, 직접 아이템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으로 메이플랜드와의 차별화도 시도했습니다.
◆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와 NXPC의 구조를 고려할 때, 그리고 서비스 주체인 넥스페이스의 법적 우회에 대한 입장을 고려할 때, 일종의 토큰 세일이나 Play to Airdrop 형태의 토큰 분배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NXPC는 유틸리티를 기반으로 토큰의 가치를 담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니까요.
다만 전체 플레이어 대비 크리에이터의 수는 매우 적습니다. NXPC의 폭발적인 수요를 담보하는 게 어려울 수 있고,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토큰의 가치를 담보할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필연적으로 유틸리티와 비례하지 않는 변동성이 딸려 오게 되는 등 해결해야 할 이슈는 많아 보이죠.
그럼에도 유의미한 점이 있다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모객하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게이머에게 더 가깝다는 게 드러난 것입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NXPC와 생태계 소개에 웹툰을 사용했는데요. 웹툰에서 블록체인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의 구조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게임 커뮤니티에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토큰 발행은 유의미한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잠재적 플레이어로 볼 수 있는 이들은 "쌀먹이 가능한 메이플랜드" 정도로 게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부정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 단계입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법적 이슈 때문에 지원 가능한 지역이 많지 않으므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입장에서는 기존 메이플스토리 서버, 메이플랜드의 유저들을 어떻게 흡수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죠?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선택했기 때문에, 해당 프로젝트의 성과는 블록체인 게임의 향방에 상당히 큰 이정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 NFT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예술 시장
최근 NFT 시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펏지 펭귄, Azuki, Doodles 같은 블루칩들이 마켓플레이스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며 가격 상승을 보였었죠. 이들은 단순 PFP(프로필 사진)를 넘어 장난감, 애니메이션 등 IP/브랜드 확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NFT의 데이터들을 모아둔 사이트 ‘NFT Price Floor’에서 브랜드 순위를 살펴보면, 위에 언급한 유명한 프로젝트들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Art Blocks입니다.
Art Blocks는 Generative Art NFT (생성 예술 NFT)의 선구자격인 플랫폼으로, 여러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생성 예술 NFT가 무엇인지, Art Blocks가 어떻게 NFT 브랜드 2위 자리를 꿰찾는지 알아봅시다.
생성 예술 NFT란 무엇일까요? 수십년 전부터 존재한 생성 예술은 자율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색상, 패턴, 형태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예술 형태입니다. 이 방식은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와 만나면서 꽃을 피워 NFT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죠.
이더리움에 구축된 최초의 온체인 생성 예술 프로젝트는 크립토펑크의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Larva Labs의 또 다른 작품인 Autoglyphs입니다. 최근 99.95 ETH(약 3억 4천만원)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었죠.
그리고 이러한 생성 예술 NFT들이 모여있는 가장 큰 플랫폼이 Art Blocks입니다. Art Blocks는 2020년 11월, Snowfro(Erick Calderon)가 출시한 이더리움 기반의 생성 예술을 위한 장소이죠. 아티스트들이 알고리즘을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민팅 참여자들은 무작위 아트워크를 가지게 되는 구조죠. 이렇게 Art Blocks 위에서 탄생한 대표 프로젝트들이 현재 NFT 시가총액 6위, 9위, 20위를 차지하고 있는 Chromie Squiggle, Fidenza와 Ringers입니다. 각각 4 ETH, 31 ETH, 16.5 ETH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죠.
이 단순해 보이는 알고리즘으로 만들어낸 NFT들이 왜 이렇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걸까요? IP 확장도, 게임 연동도, 토큰 보상도 없는데 말이죠. 단순히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이라서? 그것도 아닙니다. Chromie Squiggle의 창작자인 Snowfro는 NFT 시장 입문 전엔 세라믹 타일 회사를 운영했고, 디지털 아트에 관심은 있었지만 유명하지는 않았죠. Findenza의 Tyler Hobbs나 Ringers의 Dmitri Cherniak도 생성 예술 작업은 하고 있었지만 인지도는 낮았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2021년 NFT 불장 위에 올라탄 효과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시장 상황 외에는 생성 예술과 NFT의 결합이 가져온 작품의 유일성, 그리고 희소성에 대한 기대가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AI 기반 예술이 NFT 수집가와 예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었습니다. 이는 생성 예술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주었고, 많은 창작자들이 자신들의 창작물을 만들고, 플랫폼에 제공하고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아티스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NFT 업계 특성상 아티스트와 구매자, 관객이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기존 예술 업계와 다른 방식의 소통을 이어 나가게 되기도 합니다.
생성 예술 NFT와 Art Blocks는 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Snowfro도 X(트위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8월 21일, 마지막 Chromie Squiggle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 민팅하여 화제를 모았죠. 미술관에 생성 예술 NFT가 전시되는 건 NFT의 예술계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이 아닐까요?
하지만 2020, 2021년에 나온 초기의 유명한 프로젝트들을 제외하고 현재는 생성 예술 NFT가 큰 하입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Art Blocks 웹사이트의 민팅중인 컬렉션을 봐도 대부분 완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앞으로도 NFT 예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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